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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커피 ‘일회용 종이컵’에 담았다간… 15분 후 독 된다?

by 푸른들2 2023. 12. 29.
일회용 컵은 환경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독이 될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추운 날, 카페에 들러 따뜻한 차나 커피를 사 먹는 사람이 많다. 보통 테이크아웃을 요청할 경우 뜨거운 음료는 일회용 종이컵에 담겨 나온다. 그러나 이때 쓰이는 일회용 컵은 환경은 물론 우리 몸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컵에 발린 화학물질, 고혈압·전립선에 악영향
일회용 종이컵에 사용된 화학물질은 체내에서 분해되지 않고 축적될 경우 내분비계를 교란하는 등 여러 위험 요인을 가진다. 특히 과불화화합물은 열에 강하고, 물이나 기름이 스며드는 것을 막아주는 화학물질로, 일회용 종이컵이나 식품 포장용지 등을 제조할 때 자주 사용된다. 실제 과불화화합물이 중년 여성의 고혈압, 남성의 전립선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됐다.

 

▷여성, 고혈압 위험=미국 미시간대학 연구팀은 ‘전국 여성 건강 연구(Study of Women’s Health Across the Nation)’ 데이터를 활용해 45~56세 중년 여성 1000명 이상의 혈중 과불화화합물 농도와 고혈압 위험을 조사했다. 참가자들은 처음 연구에 등록될 당시 모두 정상 혈압이었으며,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1999~2017년 사이 혈압 변화를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추적 기간 중 여성 470명에게 고혈압이 발생했으며, 혈중 과불화화합물 농도가 높은 여성일수록 고혈압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불화화합물의 일종인 과불화옥탄술폰산(PFOS)과 과불화옥탄산(PFOA)의 농도가 상위 3분의 1에 속하는 여성은 하위 3분의 1에 속하는 여성보다 고혈압 발병 위험이 각각 42%·47%씩 높았다.

▷남성, 전립선암 위험=과불화화합물과 전립선암의 연관성을 알아본 미국 일리노이대 연구팀의 동물 실험에선 모든 수컷 쥐에게 미국식 식단으로 알려진 고지방 식단을 10일간 제공한 뒤 전립선암 상피세포를 투여했다. 이후 일부 쥐에게만 일주일 하루에 한 번씩 과불화화합물의 일종인 ‘퍼플루오로옥탄설폰산(PFOS)’을 투여했다. 그 결과, 과불화화합물에 노출된 쥐는 그렇지 않은 쥐보다 전립선암 세포가 3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 역시 과불화화합물 노출에 조심할 필요가 있다.

◇15분 후, 미세 플라스틱 음료 속으로 방출
일회용 종이컵 내부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음료 속으로 녹아들 수 있다. 실제 이를 입증한 연구 결과가 있다. 인도 카라그루프 공과대 연구팀이 일회용 종이컵 다섯 종류에 85~90도의 뜨거운 액체를 100mL를 붓고 15분 동안 방치한 뒤 형광 현미경으로 살펴본 결과, 컵 내부에서 2만 5000여 개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음료로 방출됐다. 실험에는 미세플라스틱 등 이물질이 전혀 들어있지 않은 ‘초순수(high-purity water)’만을 사용했기 때문에 현미경으로 관찰된 미세 플라스틱은 종이컵에서만 방출됐다고 봐야 한다. 이 외에도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다회용기가 일회 용기보다 미세 플라스틱 검출량이 최대 4.5배 적었다.

◇다회용 컵 사용, 건강·환경·지갑 지키는 길
건강을 생각한다면 일회용 종이컵보단 다회용 컵을 사용하는 게 좋다. 환경도 지키고, 저렴하게 커피나 차를 즐길 수 있다. 커피전문점에서 텀블러(다회용 컵)를 가져가 음료를 주문하면 300원의 탄소중립 포인트가 제공된다. 탄소중립 포인트는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로, 친환경 활동 이용 실적에 따라 지원되는 인센티브다. 한국환경공단에서 정산 및 지급을 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