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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질환 종착역' 심부전, 발병 후 5년 내 60~70% 사망

by 푸른들2 2021. 11. 3.

심부전은 발생 후 5년 이내 60~70%가 목숨을 잃을 정도로 치명적인 질환이다. 규칙적인 운동, 금연 실천 등 생활 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심부전(心不全ㆍheart failure)은 ‘심장 질환의 종착역’으로 불린다. 발병 후 5년 이내 10명 중 6~7명이 목숨을 잃기 때문이다.

심부전은 심장이 완전하지 않은 상태, 즉 심장 기능에 이상이 생겨 몸 구석구석으로 산소ㆍ영양분이 포함된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는 심장 기능 상실을 뜻한다. 그러나 심부전은 그 위험성이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은 편이다.

심부전으로 지난해 병원을 찾은 환자는 22만7,322명으로 2016년 22만2,069명보다 2.4% 증가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연령대로는 80세 이상이 7만6,999명(33.9%)으로 가장 많았고, 70대 7만1,224명(31.3%), 60대 4만5,218명(19.9%) 순이었다. 성별로는 여성이 13만3,686명, 남성이 9만3,636명으로 여성이 1.43배 더 많았다.

심부전은 다양한 질환에 의한 일종의 합병증이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자동차 연료 공급 장치가 손상되거나 막힌 것처럼 이상이 생기는 관상동맥질환에 의한 원인이 절반을 차지한다. 고혈압, 심근 및 판막 질환, 심방세동 등도 주원인이다.

당뇨병ㆍ콩팥병ㆍ항암 치료 등 심장 외의 원인도 관여한다. 특별한 질환 없이 고령이 되면 심부전 발병 위험이 늘어나 60~70세는 5.5%, 80세 이상에서는 12%가 심부전 진단을 받는다.

심부전이 발생하면 폐에 혈액이 고이는 폐부종이 나타나므로 호흡곤란을 가장 흔히 겪는다. 처음에는 움직일 때만 숨이 차지만, 심해지면 가만히 쉴 때나 잠을 잘 때도 숨이 차는 증상이 나타난다.

또 발목과 종아리가 붓고 심하면 복수(腹水)가 찬다. 일부 환자는 소화가 안 된다고 호소한다. 심장의 펌프 기능이 떨어져 위장에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고 부종이 동반돼 나타나는 증상이다.

교감신경이 자극돼 심장이 빨리 뛰는 빈맥(頻脈)이 나타나고, 고령인은 경미한 인지장애가 악화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은 쇠약한 고령인에게서 흔히 나타나 나이 들어 그렇다고 여길 때가 많다. 중증 심부전에서는 근육이 소실돼 기력이 달리고 입맛이 없어 체중이 빠진다.

김미정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6개월이나 1년 전에는 할 수 있던 일을 못하게 된다면 심부전을 의심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예전엔 공원 두 바퀴는 쉽게 돌았는데 한 바퀴만 돌아도 숨이 찬다거나, 몇 층 정도는 계단으로 쉽게 올라갔는데 현재는 숨이 차서 어렵다면 심부전의 신호일 수 있다”고 했다.

심부전도 중증도에 따른 병기 구분이 있다. 증상이 거의 없는 초기 단계부터 심장이식이 필요한 말기까지 총 4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무증상 고위험군으로 고혈압ㆍ당뇨병ㆍ이상지질혈증ㆍ음주ㆍ흡연 같은 각 위험 인자를 교정하는 치료를 한다.

2단계는 현재 증상은 없지만 심장 구조나 기능 이상이 발생한 상태다. 심장 수축력 감소, 심근비후(肥厚), 판막 이상 등의 질환을 가진 환자에게 해당된다. 약물 치료와 함께 해당 원인을 교정하는 치료를 해야 심부전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3단계부터는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숨 차서 잠을 편하게 자지 못하고 부기 때문에 이뇨제 등 증상 조절 약물과 함께 생존율 향상을 위한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경우에 따라 시술이나 수술해야 한다.

4단계는 말기 심부전 상태로 사망률이 암보다 높다. 심하면 약물로 효과를 보기 어렵고, 경우에 따라 심장이식이나 심장 보조 장치 삽입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숨 가쁨이나 부종 등 심부전 의심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대부분의 환자는 노화나 컨디션 저하로 여겨 대수롭지 않게 넘길 때가 많다.

때로 심부전 치료제가 오랫동안 복용했던 당뇨병ㆍ콩팥병ㆍ관절염 등의 약과 상충될 수도 있다. 심장과 기존 질병 상태를 정확히 판단해 치료 우선순위를 정립해야 한다.

김미정 교수는 “심부전은 여러 합병증을 동반하는 진행성 질환이지만 초기에 적절한 약물 치료를 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통해 관리하면 아프기 전의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다”며 “조기 발견에 힘쓰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