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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 10~15% 퇴행성 관절염… 수술할까 운동할까

by 푸른들2 2009. 9. 18.

전 국민 10~15% 퇴행성 관절염… 수술할까 운동할까

2006년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각종 관절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685만 명에 달했다. 부위 별로는 ▲무릎 179만9900명 ▲척추·엉덩이 161만8401명 ▲발목 123만1174명 ▲어깨 119만6931명 ▲손목·손가락 100만5010명 등이었다. 이중 60세 이상이 70% 이상을 차지한다. 60세 이상은 모두 퇴행성 관절염 환자라고 단순 계산하면 퇴행성 관절염 환자는 약 480만 명 정도다. 정부나 의학계에서는 전 국민의 10~15%인 450만~700만 명 정도로 추정한다.

▲ 홍진표 헬스조선 PD jphong@chosun.com

■무릎 관절염

55세 이후엔 무릎 연골의 70% 가량이 닳아 없어지고, 65세가 지나면 거의 90% 이상이 닳는다. 누구나 이런 퇴행성 변화를 겪지만 통증과 부기가 심하고, 다리가 'O'자형으로 휘는 경우에만 퇴행성 관절염 환자로 분류한다.

관절염 초기엔 약물치료나 물리치료를 하며, 말기가 되면 인공관절 수술을 한다. 병의 중간 단계에선 관절 내시경을 이용한 '연골 성형술'이나 '반월상 연골판 이식술'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 병을 치료한다. 연골판 이식술은 자신의 연골 일부를 떼어내 배양한 뒤 관절 내시경을 보면서 무릎 관절에 이식하는 것. 지난 2006년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됐으며, 현재 국내 10여 곳에서 시행한다. 연골 성형술은 연골이 퇴행돼 변한 부위를 잘라내고 매끄럽게 다듬는 시술이다. 그밖에 무릎 관절 연골 전체가 아니라 일부분만 닳았다면 정상 연골은 그대로 두고 손상된 부위만 부분적으로 제거하는 '부분 치환술(置換術)'을 한다.

한편 퇴행성 관절염 치료의 마지막 단계인 인공관절 수술도 과거에 비해 훨씬 간편해졌고, 성공률도 높아지고 있다. 절개를 작게 하고 수술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네비게이션이나 수술로봇 등의 첨단 장비를 쓰는 병원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인공관절 수술 대상에 대한 이견은 여전하다. 보수적인 대학병원은 대부분 "최대한 걸을 수 있을 때까지 자기 관절을 놔두는 것이 좋다"는 편이다. 이에 반해 전문병원들은 "관절의 마모가 X선 사진에서 확인되고, 심한 통증이 시작됐다면 어차피 수술이 필요하므로, 고생하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수술하는 것이 환자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척추 관절염

허리가 아프면 통상 디스크(추간판탈출증)로 생각하기 쉬운데 퇴행성 척추 관절염이나 엉덩이 관절염이 원인인 경우도 많다. 척추관절이 퇴행되면 '추간(椎間) 관절증'이나 '척추관 협착증'이 생기기 쉬운데 처음엔 힘든 일을 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면 아프다가 나중엔 가만히 있어도 아프고 등이 뻣뻣해지며 허리도 구부정해진다. 이런 허리 질환도 초기엔 약물·물리치료를 하지만 진행이 된 경우엔 척추 신경을 압박하는 뼈나 인대를 제거해 신경을 풀어주는 '미세 현미경 감압술(減壓術)'을 하거나, '척추골이식술' '척추유합술(?合術)' 등과 같은 전통적인 수술을 한다. 미세 현미경 감압술은 척추 뼈 뒷부분을 1.5~2㎝정도 절개해 손상된 부위를 레이저로 제거하는 수술로 수술 후 2시간 정도 지나면 걸어 다닐 수 있다.

■엉덩이 관절염

엉덩이 관절(고관절)은 상체의 체중을 받아 하체로 연결하므로 근육의 마찰로 인한 퇴행성 염증이 생기기 쉽다. 퇴행성 고관절염의 통증은 주로 사타구니 쪽으로 전달되므로 통증과 함께 골반에서 '뚝뚝' 소리가 나기도 하며, 양말을 신고 벗는 것조차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할 지경에 이른다.

고관절이 파괴되는 '대퇴골두무혈성괴사증(大腿骨頭無血性壞死症)'의 경우 대퇴골두(허벅지 뼈 머리부분)에 구멍을 내 신경 압력을 낮춰주는 감압술로 치료하는데, 최근엔 감압술 후 대퇴골두 구멍에 사람의 뼈와 비슷한 금속(백금원소) 지지체를 넣어주는 수술법도 있다. 기존 감압술은 성공률(50~60%)도 낮고 수술 후 걷기까지 4~6주가 걸렸지만, 백금원소 감압술은 성공률도 90% 이상으로 높였고 수술 후 2주일 후면 걸을 수 있다.

대퇴골두무혈성괴사증이나 퇴행성 관절염이 심하면 '인공 고관절 치환술'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이 수술도 최근엔 로봇수술, 네비게이션 수술이 적용돼 회복기간이 크게 단축됐으며, 인공관절 수명도 기존 10년에서 15~20년 이상으로 늘었다.

■발목 관절염

과거 발목을 삐어 인대손상, 골절 등 외상을 입은 환자에게 더 빨리 나타난다. 증상은 걷지도 않았는데 발목이 심하게 붓고, 통증이 심해 움직이기 힘들며, 통증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것 등이다. 발목 관절이 쉽게 접질리고, 무릎과 허리 통증까지 이어질 수 있다. 초기엔 진통제 복용과 가벼운 체조, 걷기, 수영 등 물리치료를 받지만, 신발에 발이 안 들어갈 정도로 부기가 심하고 걷기 힘들면 수술을 해야 한다. 최근엔 2~3개의 구멍을 발목에 뚫어 내시경으로 찢어진 부위를 꿰매거나 제거하는 관절내시경 수술, 무릎과 마찬가지로 인공소재로 만든 발목관절을 심는 '발목 인공관절 수술(족관절 치환술)' 등이 시행된다. 발목 인공관절은 단순히 다른 관절의 인공물을 빌려와서 쓰던 1세대 수술 대신, 복잡한 발목 구조를 복원해 인체와 거의 흡사하게 만든 제3세대 인공관절로 대체되면서 평균수명은 10년 이상으로 늘고, 2주 정도면 걸을 수도 있다.

▲ 연세사랑병원 제공 관절 내시경을 이용한 연골 성형술 시술 모습.

■어깨 관절염

어깨는 360도 회전이 가능한 관절로 사용도 많고, 그만큼 퇴행도 잘 된다. 무거운 물건을 많이 드는 직업인, 운동선수, 바벨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 등은 어깨관절을 지탱해주는 어깨힘줄(회전근개)이 파열되기 쉬우므로 염증질환인 퇴행성 어깨 관절염 위험이 높다. 심할 경우 젓가락질도 힘들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도 있다.

치료는 어깨관절 신경 윗부분에 70~80도의 고주파 열을 쬐는 '고주파열응고술'이나 높은 에너지의 충격파를 손상된 부위에 집중적으로 쏴 염증을 자연 분해시키는 '체외충격파시술'이 많이 쓰인다. 그러나 퇴행이 진행돼 회전근개가 50% 이상 파열된 환자는 수술로 찢어진 부위를 봉합해야 한다.

■손목·손가락 관절염

퇴행성 관절염 환자가 가장 먼저 통증을 느끼는 부위가 손가락이다. 손가락 관절 퇴행이 진행되면 손가락 마디가 결절(結節)처럼 튀어 나오고 손가락 끝이 뭉툭해지면서 마비되는 듯한 통증이 나타난다. 손가락은 주로 맨 끝 마디에 변형이 나타나게 되는데, 심한 환자는 마디가 붉어지면서 열이 날 수도 있고, 움직일 때마다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진다.

손목 관절염은 외상을 입었거나, 무거운 물건을 많이 들어 손목 시큰거림을 많이 느낀 사람에게 많이 나타난다. 손목을 약간만 움직여도 팔 전체가 욱신거리며, 앞뒤로 굽히면 '뚝' 하는 소리가 난다. 퇴행이 심하게 진행되면 손목 부위를 1㎝ 정도 절개해 정밀한 관절내시경으로 퇴행 부위를 제거 후 봉합하는 수술을 해야 하는데 회복기간은 5일 정도며 2주일 후 움직이는 것이 좋다.


도움말=안진환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 이수곤 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고용곤 연세사랑병원 원장  

금속 인공관절 수술 전 알레르기 검사 받아라

금속 인공관절 수술 후 5~10% 5년 내 알레르기 반응 금속
벨트 착용 시 가렵다면 24시간 피부 반응 검사 확인

▲ 인공관절 수술을 받기 전 24시간 피부 반응 검사를 받으면 금속 알레르기가 있는 지 알 수 있다. / 삼성서울병원 제공
김미연(28)씨는 엉덩이뼈(고관절)의 퇴행성 관절염으로 지난 2005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다.

인공관절의 재료는 세라믹, 플라스틱, 금속 등이 있었는데 김씨는 가장 단단하다는 금속 인공관절을 택했다. 수술 이후 재활치료 등을 마치고 잘 걸어다녔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수술 받은 부위가 아프기 시작했다. 걷거나 뛸 때에는 통증이 더 심했다. 병원을 찾은 김씨는 의사의 설명을 듣고 황당했다. 인공관절 수술을 받을 때는 평생은 아니어도 최소 20년은 쓸 줄 알았는데 5년도 채 안돼 재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의사는 금속 인공관절이 마모되면서 나온 가루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뼈가 일부 녹고 물 주머니가 생겼다고 말했다. 김씨는 힘든 수술을 또 받았다.

금속 재질로 된 인공관절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재수술, 합병증 등의 문제를 일으키는 사례가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박윤수 교수팀이 금속 인공관절로 고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 165명을 1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전체의 약 5%에 해당하는 9명에서 뼈가 녹는 골 용해가 발생했다고 국제 정형외과학회지 JBJS 최신 호에 발표했다.

이들 9명을 대상으로 한 피부 반응 테스트 결과 금속에 대한 과민 반응이 일반인들보다 훨씬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윤수 교수는 "처음 금속 인공관절이 개발됐을 때만 해도 세라믹이나 플라스틱보다 마모율이 떨어진다는 장점만 부각됐지 알레르기 반응이 관절 내에서도 발생할 것이라고는 의사들도 상상하지 못했다. 금속 인공관절 수술이 도입된 지 10년쯤 지난 최근에서야 금속 알레르기가 생겨 재수술을 받는 환자들이 있다는 것이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인공관절 수술을 받기 전 금속 재질을 선택할까 고민을 하고 있다면 금속 알레르기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평소에 금속으로 된 벨트나 손목시계를 착용했을 때 피부가 빨갛게 붓고 가려운 사람은 수술 전 꼭 검사를 받아보아야 한다.
니켈 등 금속에 대한 알레르기는 성인의 10% 정도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돼 있으며, 인공관절에도 생길 수 있다.

인공관절 금속 알레르기는 수술 직후에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서 금속이 마모돼 코발트, 크롬, 니켈 등 금속가루가 관절강 내로 나오면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난다.

관절에서 금속 알레르기가 생기면 뼈가 녹으면서 관절 주위에 물 주머니가 생기고 통증이 생긴다. 금속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사람 중 5년 안에 금속 알레르기가 발생하는 비율은 5~10%로 알려져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구경회 교수는 "피부 알레르기 발생과 관절 내 알레르기 발생이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금속 인공관절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면 피부 알레르기가 없어도 예방 차원에서 24시간 피부 반응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홍유미 헬스조선 기자 hy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