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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신이 인간에게 준 선물

by 푸른들2 2009. 7. 9.


걷기, 신이 인간에게 준 선물

“새는 날고, 인간은 걷고, 물고기는 헤엄을 친다.” 그러나 인간은 걷는 방법을 잃은 지 오래다. 길을 걷고 있는 사람이나 아침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찾을 수 없다.  어떤 자세로 걸어야 하는지는 생각 안하고 걸어왔던 습관대로 그냥 걷는다. 마라토너 국가대표 출신 이홍렬 경희대학원 겸임교수는 “마라톤과 걷기는 잘 통한다”며 힘 안 들이고, 오래 걷고, 건강에 좋은 바른 걷기 운동법를 제시했다.

▲마사이족 워킹 유감

최근 ‘걷기박사 이홍열의 건강워킹’이라는 책을 펴낸 이 교수는 8페이지나 되는 서문에서 마사이족 워킹 신발에 대해 통렬하게 비난한다. 그것도 모자라 인터뷰하는 날 A4용자 두 장 가득 잘못된 점을 적어왔다. “맨발로 걸으면 모두가 마사이족처럼 뒤꿈치가 먼저 땅에 닿고, 그 다음 바닥·발가락으로 구르듯이 걷는다.

하이힐이나 구두를 신기 때문에 못하고 있다”면서 “앞이나 뒤가 10도 이상 들려있는 신발은 발목관절이 고정되기 때문에 처음에는 편한 듯하지만 오래 신으면 발목·관절기능 퇴화하여 노화가 빨라진다. 재활용 신발로 적합하다.” 효도 선물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노인들은 균형 감각이 떨어져 넘어질 수가 있다’고 경고했다.

걷기는 자세다. 몸이 삐뚤어진 상태로 걸으면 내부장기들이 늘 긴장하고 그만큼 에너지 소비가 많아져 조금만 걸어도 금방 지친다. 가슴을 바로 펴고 어깨를 반듯하게 좌우 수평으로 한 상태에서 걸어야 한다. 팔은 가볍게 주먹을 쥐고, 손목을 안쪽으로 3~5도 비틀고, 엄지가 젖꼭지를 향하게 한 상태에서 가볍게 흔든다. 양팔이 좁아지거나 벌어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팔 동작을 정확히 해주면 다리의 움직임도 정확해진다.

발을 땅에 디딜 때는 공이 구르듯이 걸어야 한다. 발뒤꿈치부터 닿게 한 뒤, 무게중심을 이동한다. 발바닥, 발바닥과 발가락 사이, 발가락으로 옮겨간다. 발끝으로 땅을 차면서 무게중심을 다른 발로 이동시킨다. 무릎을 완전히 편다.

무릎이 펴지지 않으면 보폭이 작아져 종종걸음이 된다. 보폭은 키의 절반이 적당하다. 일반인들이 놓치기 쉬운 것은 발과 발사이의 거리, 즉 스탠스다. 11자가 되도록 걷는다. 스탠스가 좁아질수록 걷는 속도가 빨라지고 보폭이 커진다. 시선은 15∼20m 앞을 향한다.

자세를 잡았으면 그 다음은 자신에 알맞은 걷기 강도를 찾는다. 그는 “운동효과는 땀의 양과 관계가 없다. 땀은 체질에 따라 다르다. 땀이 날 때까지 걷으면 무리가 따를 수 있다”며 “시속 얼마 속도에 1만보 걷기 등 절대적 기준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초급자의 운동강도는 주관적으로 ‘약간 힘들다’ 느낌이 들 정도가 알맞다.

초급자 중에서 운동 능력이 떨어지면 속도를 조금 줄인다. 그래도 뭔가 불편하면 신발을 체크한다. 그는 볼이 좁은 조깅화 보다 편안한 워킹화를 권했다. 바닥이 딱딱하면 관절과 근육은 탄력성과 유연성이 부족해 경직되고 걸을 때 마다 몸의 충격은 더욱 커진다.

조성연 하늘스포츠의학크리닉 원장도 “걷기를 너무 가벼운 운동으로 생각하다가 준비운동 없이 하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준비운동을 하지 않으면 몸의 유연성이 부족해 대처능력이 떨어져 관절이나 연골 다치는 등 사고로 직결된다”고 말했다.

이홍열 박사는 관절과 인대를 깨우는 5분 스트레칭을 제시했다. 발가락·발목·무릎 돌리기, 목·어깨 스트레칭, 온몸 늘리기 등이다. 20분 정도 본격적 걷기와 천천히 걷기를 마친 뒤에는 5분간 마무리 운동으로 피로를 푼다. 무릎돌리기, 무릎굽혔다펴기, 발목흔들기, 허리 돌리기·굽히기, 무릎 당기기 등이다. 운동횟수는 1주일에 3회 이상, 회당 운동시간은 회당 30~50분 한다.

▲걷기 지도자 있어야

그가 마라톤 보급(runjoy.com) 못지않게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 ‘러닝 CEO’ 양성이다. 그는 “스포츠 센터를 찾는 고객의 80%가 러닝 머신에서 유산소 운동을 하고, 센터는 머신 작동법을 알려주는 것이 전부인 것이 현실이다. 체력에 맞게 단계별로 다양하게 강약과 시간을 조절하면 러닝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면서 “전국 스포츠 센터가 1만 곳이니까 적어도 5만 명 이상의 러닝지도자가 필요하다. 동호회나 클럽까지 고려하면 그 수는 더 많아진다”고 말했다.

경희대학교 체육대학원에 국내 최초로 러닝분야 최고전문가 과정을 개설했다. 16주간에 걸쳐 운동처방·근력강화법·운동영양학 등 이론과 실기를 교육한다. 031-201-3741.

김천구 기자 [dazurie@joongang.co.kr]  
 
  
한국일보

걷기, 신이 인간에게 준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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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신발끈 매고 나서세요, 건강이 동행합니다

"걷기는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좋은 선물이지요. 가장 좋은 치료약이면서 아무런 부작용이 없고, 어린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운동이 바로 걷기입니다."

1984년 국내 마라톤 사상 최초로 2시간 14분 59초의 기록으로 15분대 벽을 깬 전 국가대표 마라톤 선수 이홍렬(47ㆍ경희대 겸임교수)씨는 걷기 전도사다. 국내 유일의 '걷기 박사'인 이씨는 "하루 30분 이상 걸으면 인간은 누구나 20년 이상 젊어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는 "걷기만 열심히 해도 대장암과 유방암 예방에 효과가 높다"며 "남자는 30%, 여자는 40% 정도 대장암 발병이 준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대표적 유산소 운동인 걷기는 우울증과 불안을 감소시키고,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며 "당뇨병, 비만, 심혈관질환, 근골격계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 어떻게 걸을까

보통 걸음걸이의 보폭은 자신의 키에서 100을 빼면 되고(60~70cm), 속도는 1시간에 4㎞ 정도다. 1분에 100m(1시간에 6㎞) 정도 속도는 빠른 걷기에 해당하는데 20분(2㎞) 정도 걸으면 100㎉를 소비할 수 있으며 운동효과도 볼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진영수 교수는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할 경우 하루 1시간 정도 걸으면 300㎉, 1주일이면 2,100~3,000㎉를 소비해 0.45㎏을 감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선 발가락을 펴기에 여유가 있고, 발등 부위가 잘 구부러지는 편안하고 가벼운 신발을 신어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센터 박원하 교수는 "걷기 운동은 허리를 곧게 펴고 머리를 세운 자세를 유지하면서 팔에 무리한 힘을 주지 않고 스윙을 크게 흔들면 된다"고 말했다.

시선은 5~6m 전방에 두어 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은 자세다. 다른 운동과 마찬가지로 점차적으로 시간과 일수, 속도를 늘려 나간다. 반드시 5분 정도 준비운동과 정리체조를 해야 한다.

리셋클리닉 박용우(전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원장은 "걷기는 생활의 일부"라며 "푹신한 운동화를 착용해 하루 20분 이상 속보를 하고 이에 더해 다른 운동을 해야 운동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 뱃살 빼는 '노르딕 워킹'

노르딕 스키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걷기 방법으로 '엑서스트라이딩' '폴 워킹'이라고도 한다. 핀란드 등 유럽과 미국에서 보편화한 걸음걸이법이다. 양손에 스키 폴대처럼 생긴 막대를 짚고 걷는다.

팔 가슴 허리 어깨 등 상체의 주요 근육도 단련할 수 있다. 박용우 원장은 "1~2분 정도 걷는 것만으로 운동량이 확실하다는 것을 금방 느낀다"며 "엉덩이, 무릎 등에 가해지는 체중 부담이 적어 관절이나 허리가 약한 사람에게 특히 좋고, 뱃살 빼기에도 매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 근력 키우는 '파워 워킹'

아주 빨리 힘차게 걸음으로써 달리기보다 더 많은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는 걷기법이다.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복부와 팔뚝, 허벅지 부위의 군살을 빼는데 효과적이어서 중년여성에게 인기가 높다.

발뒤꿈치부터 바닥에 대고 발바닥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긴다. 발을 뗄 때는 발가락 끝으로 땅을 찍듯이 밀고 나간다. 다리는 양 무릎을 일자로 거의 스칠 정도로 이동시키고, 팔꿈치는 'L'자나 'V'자 형태로 힘차게 흔들어야 한다.

연세대 의대 가정의학과 윤방부 명예교수는 "파워 워킹은 보폭을 크게 하는 것보다 짧고 빠른 걸음을 유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 S라인 만드는 '마사이 워킹'

마사이족의 맨발 걷기에서 착안한 걷기법이다. 맨발로 모래사장을 걷듯이 발목을 굴리면서 발뒤꿈치에서 중앙, 발가락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겨 발바닥 전체가 바닥에 닿도록 함으로써 충격을 분산하는 것이 요령이다.

허리와 발목 근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복부, 엉덩이, 허벅지의 군살을 빼 균형잡힌 몸매를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다. 딱딱한 구두보다는 쿠션이 있는 운동화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이홍렬씨는 "마사이족처럼 걸을 수 있는 신발이라며 시중에 나와 있는 기능성 운동화를 보면 대부분 앞뒤가 10도 이상 들려 있는 것"이라며 "이런 운동화를 오래 신으면 사람에 따라 오히려 근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충고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