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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자료모음

개성 관광을 즐기는 이에게

by 푸른들2 2008. 7. 24.

                          故人의 피가 마르기도 전에




고인의 피가 마르지도 않았는데...
[2008-07-19 02:34:28]


언론은 18일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열리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소식을 보도하고 있다. 북한군에 의한 금강산 관광객 총격 살인 사건과 독도 문제가 주제였다고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주재한 이 회의에서 정부는 특히 금강산 총격 사건에 관하여 매우 단호한 입장을 정리했다는 소식이다. “북측이 확실한 재발방지 조치에 합의하지 않는 한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아울러 최소한 ‘당국 대 당국’ 차원에서 유사한 사건 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개성관광 중지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정리하여 <현대아산>에 통보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민간 차원의 순수한 인도적 지원과 <6자회담>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제외한 일체의 대북 경제지원에도 제동이 걸린다는 소식이기도 하다. 정부는 이 같은 방침을 작 지방자치단체에도 통보하여 중앙과 지방 정부 사이에 보조를 일치시키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와중에서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 법석 속에서도 ‘개성관광’은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식으로 아무런 변화도 없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사람의 입장에서 이 이상 더 한국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느끼고 속이 상할 수 있을까? “도대체, 이 나라 사람들이 이렇게 무관심할 수 있을까?” 답답하고 안타깝기 한량이 없다. 도대체 믿을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싶다.

마침, 몇 년 전 동유럽에 꾸린 신발 제조 ‘합작회사’ 책임자로 나가 있다가 탈북하여 한국으로 와서 살고 있는 북한 경제부처의 고위 관료였던 김태산 씨가 그의 답답한 마음을 글로 적어서 친지에게 보낸 것이 필자에게 전달되었다. 아래에 그 글을 싣는다. 제발 이 글을 읽고 감동을 느끼는 분이 있다면 주변을 살펴서 내일도 소위 ‘개성관광’ 길에 나서는 이웃들에게 따끔하게 야단을 쳐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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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산] “고인의 피가 마르지도 않았는데... !!!!!!!!!”

어제도 그제도 매일 350명이 넘는 남한의 인생들이 38도선을 넘어 강도들의 땅 개성으로 관광을 다녀 왔다 한다. 웃고 떠들고 마시면서...그들에게는 피와 눈물은 고사하고 민족의 의리란 개념조차도 없는 인간들 같아 보인다.

잠시 다녀오마 하고 웃으며 떠나갔던 한 가정의 어머니/ 이 나라의 여인이 아무 죄도 없이 떠오르는 해를 보지 못하고, 아무 유언도 남기지 못하고 이름없는 모래 땅 위에서 강도들의 총에 맞아 숨진 지가 엊그제인데/

아직도 그 여인이 흘린 핏자국이 마르지도 않았는데/ 아직도 아내를 잃은 남편의 가슴 치는 오열이/ 어머니를 부르는 자식들의 통곡소리가 쟁쟁히 들려오는데 ...아직도 생사람을 죽인 강도들은 아무런 사죄도 하지를 않았는데...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은 양 웃고 떠들며 그 강도들의 땅으로 관광을 갈수가 있단 말이냐?

물론 자기들 돈 내고, 제 마음대로 하는데 누가 뭐라 할 수야 있으랴 만// 그래도 이 한반도/ 남한 땅에 태를 묻고 살아가는 인생들이라면 자그마한 인간의 도리야 지켜야 할 것 아니겠는가?

한가지만 묻자.

아침에 웃으며 문 열고 떠나갔다가 싸늘한 시체가 되여 가족의 품에 안긴 저 불쌍한 여인이 당신들의 아내이고, 어머니이고, 누나였다면 // 과연 당신들은 다음날 그 강도들에게 웃음을 보내며 개성관광 떠나가는 인간들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을 하겠는가?

불행한 그 여인을 위하여 /안타까움에 몸부림치는 그 가족들을 위하여 울어는 못줄 망정 두 번 다시 죽이고 재를 뿌리는 행동이야 인간으로써 삼가 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 나라의 대통령을 보고는 금강산 피격사건 사죄 받아내라 호통 질 하는 국민들이// 자신들은 웃으며 그 강도들을 찾아 관광을 가는 이 더러운 행위를 어찌 보아야 하겠는가?

국민들이 나서서 북한이 사죄 하기 전에는 금강산도, 개성도, 아리랑도 안가고 아니 본다 하면 이 얼마나 장한 일이겠는가? <현대아산>은 돈과 북한에 미친 개 같은 인간들이니까 할 수 없겠지만 이 나라의 국민들이야 국민의 도리를 지켜야 할 것 아니겠는가?

60년을 아니 보고도 살아왔던 저 개성 땅에 무엇이 그리도 목이 메여 죽은 동족의 피도 마르기도 전에 다시 찾아 간다드냐? 떠오르는 해도 보지 못하고 싸늘한 백사장에 피 흘리며 쓰러진 여인의 원혼이 아직도 저 북한땅을 감도는데 죄스럽지도 않더냐? 아무리 자유사회라 한들 인간의 초보적 인성마저 없어진 몰인정한 땅인 줄은 정말 몰랐다.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계속 찾아가거라. 죽으면서도 뛰여 드는 부나비들처럼. 4700만의 백성이 단합하여 강도에게서 사죄를 받아내면 어느 하늘이 벼락을 친다드냐?
!!!!!!!!!!!!!!!

[이동복 전 명지대 교수]http://www.dblee2000.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