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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수술 후… 저체중 VS 비만, 누가 오래 살까?

by 푸른들2 2022. 9. 5.
뚱뚱한 사람일수록 암 수술 후 생존율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뚱뚱한 사람일수록 암 수술 후 생존율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이종환·박정찬 교수, 순환기내과 이승화 교수 연구팀은 암수술 예후와 체중의 상관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삼성서울병원에서 2010년 3월부터 2019년 12월 사이 수술 받은 암 환자 8만 7567명을 추적 관찰했다. 수술 가능한 전체 고형암 환자를 모두 포함해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들 환자를 체질량지수(BMI)에 따라 ▲18.5 미만인 저체중(2787명, 3.2%) ▲18.5 이상 25 미만인 정상 체중(5만 3980명, 61.6%) ▲25 이상인 비만(3만 800명, 35.2%)으로 나눠, 수술 후 사망 위험을 비교했다. 수술 후 3년 내 사망한 환자는 전체 환자의 6.4%인 5620명이었다.

분석 결과, 비만 환자의 암 수술 후 사망위험이 정상 체중이거나 마른 환자보다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비만 환자 사망 위험은 정상 체중 환자보다 31%, 저체중 환자보다 62% 낮았다. 같은 비만 환자 중에서도 BMI가 높을수록 더 사망 위험이 낮았다. BMI가 30이 넘는 환자만 따로 추려 비교했더니, 정상 체중 환자보다 사망 위험이 43% 낮았다. 암 재발 위험을 비교했을 때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비만 환자는 암 재발 위험이 정상 체중 환자보다 19%, 저체중 환자보다 16% 낮았다.

이번 연구는 또 한 번 비만의 역설을 증명한 셈이다. 비만의 역설은 질환인 비만이 오히려 일부 질환에선 치료에 도움을 준다는 학설이다. 기존 관상동맥질환, 만성폐쇄성질환, 만성신부전 등으로 수술할 때는 비만한 환자의 예후가 더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를 세 가지로 추정했다. 먼저, 비만한 환자가 체력적 부담이 큰 암 수술에서 정상체중이나 저체중 환자보다 상대적으로 기력을 회복하는데 용이했다. 또한 비만 환자는 수술 후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능력이 정상체중이나 저체중 환자보다 우월한데, 이 점이 수술 후 예후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봤다. 마지막으로, 비만 환자는 여러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각종 검사와 검진을 자주 받아 암을 상대적으로 빨리 발견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가 비만이 암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낙관하는 결론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면서 "비만에 따른 호르몬과 밀접한 유방암 등 부인암은 비만의 역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구를 주관한 이종환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암종과 병기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분석한 결과여서 향후에 보다 정교한 연구가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수술을 앞둔 암 환자의 체중이 적정 수준 이하라면 상대적으로 예후가 불량할 수 있으므로 환자와 의료진 모두 주의 깊게 살펴보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