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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자료모음

달러의 종말 알리는 상징적 사건

by 푸른들2 2009. 10. 11.


영국 인디펜던트紙
'달러의 종말' 알리는 상징적 사건 특종보도





 

...달러의 종말...

The demise of the dollar

 

"아랍, 원유 결제 달러 사용 중단 계획"

"중국, 러시아, 일본, 프랑스와 함께 비밀회의 가져"

 

 

중동문제 전문기자로 명성이 높은 영국 <인디펜던트>의 로버트 피스크가 달러의 종말을 알리는 상징적 사건을 특종보도했다.

6일 이 신문은

'달러의 종말(The demise of the dollar)'이라는 제목의 기사(☞원문보기)를 통해 "아랍 국가들이 중국, 러시아, 프랑스와 함께 원유 거래 결제에 달러 사용을 중단하기 위한 조치에 은밀하게 나섰다"면서 "이는 새로운 세계질서를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라고 전했다.

 

"중동 근세사에서 가장 중대한 금융 변혁"

 

피스크는 "걸프 연안 아랍국가들은 현재 중국, 러시아, 일본, 그리고 프랑스와 함께 원유 결제에서 달러 사용을 중단하고, 그 대신 엔화, 위안화, 유로화, 금,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레이트, 쿠웨이트, 카타르를 포함한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들이 만들려는 새로운 공동통화 등으로 구성된 바스킷 통화로 바꿀 계획"이라면서 "중동 근세사에서 가장 중대한 금융 변혁"이라고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중국, 일본, 그리고 브라질의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장들이 참여한 비밀회의들은 이미 진행됐으며, 이 계획이 실행에 옮겨진다면 원유 거래에서 더 이상 달러가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피스크는 이 보도의 소식통에 대해 "홍콩에 있는 걸프 국가들과 중국의 금융 소식통들이 이 계획에 대해 확인해주었다"면서 "최근 금 가격의 갑작스러운 상승을 설명할 수 있는 요인이며, 향후 9년 내에 달러 시장의 급격한 변화가 초래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비밀계획 저지에 나설 것"

 

그러나 피스크는 "미국은 이런 비밀회의들이 열렸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파악하지 못했지만 확고한 동맹관계를 맺어온 일본과 걸프 아랍국가들이 포함된 이 비밀스러운 국제적 계획을 저지하기 위해 나설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중동특사를 지낸 쑨비간(孫必干)은 "중동에 대한 영향력과 원유를 둘러싸고 중국과 미국 사이의 분열이 깊어질 위험이 있다"면서 "양국간의 분쟁과 충돌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보도. 프레시안

 

 

위기의 달러경제...

방만한 통화 관리의 무서운 종말

 

세계 경제를 뒤덮은 먹구름이 좀처럼 걷힐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각국 주식시장이 예외 없이 폭락세를 보이고 실물경제마저 악영향이 나타나면서 불안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세계 경제불안이 촉발됐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파울 W.프리츠가 쓴 ‘위기의 달러경제’는 이런 상황을 좀 더 크고 깊게 들여다보게 하는 통찰력이 느껴진다.

자유시장경제는 끊임없이 투기적 국면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 모든 투기는 두 가지 기본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전반기는 축적단계다. 이른바 고수들이 낮은 가격으로 주식에 대한 투기수요를 창출하며 체계적으로 가격을 끌어올린다. 가격 상승에 고무된 가담자들이 늘어 가격이 더 빠르게 치솟으면서 거품을 만든다.

후반기는 분배단계다. 쉽게 돈을 벌겠다는 환상에 빠져 덤벼드는 하수인 개미투자자들에게 고수들이 주식을 매각한다. 하수들은 타인 자본까지 끌어들여 구매에 나선다. 그러나 일단 하락세가 뚜렷해지면 부채마저 갚지 못할 것을 염려한 이들 하수들은 겁에 질려 투매에 나선다. 결국 거품 경제의 비참한 종말을 맞게 된다.

미국 주식시장은 대공황 전인 1921~29년 사이 거침없는 상승세를 지속했다. 다우존스지수는 이 기간에 63포인트에서 381포인트까지 6배가 올랐다. 1929년 10월 최악의 붕괴 상황에 이른 뒤에도 월가에는 낙관론이 넘쳐 났다. 저명한 경제학자인 어빙 피셔조차도 당시 “주가가 고도의 안정기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을 정도다. 다우존스는 바닥을 모른 채 추락을 거듭해 1932년에는 41포인트 수준까지 떨어졌다.

브레튼우즈 체제는 미국이 타국 중앙은행이 소지한 모든 달러화에 대해 온스당 35달러의 고정 가격으로 금을 교환해준다는 약속에 근거한 것이었다. 그러나 1971년 8월 15일 닉슨 대통령이 금본위제를 폐지하고 달러화의 금태환을 중지한다고 선언한 후 도에 넘친 화폐발행을 저지할 수 있는 장치가 사라졌다. 이는 방만한 통화 운용으로 이어져 금리를 낮추고 증시를 부양하는 결과를 낳았다.

미국은 자국의 세계 화폐 독점권을 이용해서 지정학적으로 경제가 어떻게 정치의 우위에 이용되는지를 너무나 노골적으로 보여줬다.

■ 금값 급등은 당연한 현상

지금 세계가 겪고 있는 상황은 일본이 1990년대 겪은 것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은 1985~89년 사이 무절제한 통화 운용으로 부동산과 증시호황이라는 자산 인플레이션을 유발했다. 그러나 이후 벌어진 자산 디플레이션 속에서 사회적 기반이 잔혹하게 파괴됐다.

미국의 국제 수지 건전화는 증시 붕괴와 통화 붕괴가 유발되지 않는 한 국내 수요를 억제하기 어려워 아마 실행되기 어려울 것이다. 미국은 재정자금 조달을 위해 연간 3000억달러 이상, 매일 10억달러 이상의 외국자본을 필요로 한다.

9·11 테러가 상징하는 냉전 이후 새로운 전쟁은 양상이 전혀 다르다.

미국의 무적 신화는 빛이 바랬다. 이는 화폐가치의 불안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귀금속의 새로운 전성기가 도래하리라는 것은 금융기술상으로는 당연한 귀결이다. 달러화를 대체할 수 있는 안전한 투자수단인 금이 각광받으면서 국제 금값이 요즘 사상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하는 게 이상할 게 없다.

세계적인 투자가 조지 소로스가 최근 열린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세계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화 시대의 종말을 언급한 것은 이 책의 핵심 메시지와 맥락이 같다. “지난 60여년간 지속해 온 슈퍼 호황이 끝났다”며 “최근 위기는 수십 년간 지속돼 온 신용팽창이 몰고 온 재앙”이라는 원인 분석이 일치하는 것도 신통하다.


[성철환 매일경제신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