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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러 맞았을 뿐인데, 앞이 안 보인다?

by 푸른들2 2022. 3. 8.
필러를 잘못 주입할 시 실명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사전에 위험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필러가 눈 혈관 막았다면 즉시 대처해야

필러로 인한 실명은 대개 필러가 눈에 연결된 혈관을 막으며 발생한다. 필러 주입 시 사용하는 주삿바늘이 우연히 혈관을 찌르면, 필러가 혈관 내로 주입돼 눈 동맥 쪽으로 역류하는 것이다. 이는 코나 미간을 비롯한 얼굴에 분포하는 혈관과 눈에 연결된 혈관이 이어져 발생하는 현상이다. 혈관 바로 옆에 필러를 주입한 경우에도 혈관이 필러에 눌려 막힐 수 있다.

시술 부위가 장기와 가까울수록 장기 기능 이상 부작용이 발생하기 쉽다. 실수로 혈관 내 주입된 필러가 조금만 이동해도 장기로 흐르는 혈관을 막을 수 있어서다. ▲미간과 눈 밑 ▲코 ▲이마와 팔자주름 순으로 실명 발생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실제로 미간과 코를 시술한 사례에서 실명 부작용이 가장 빈번하게 보고된다. 이외 이마나 팔자 주름 등 부위는 이론적으론 코와 미간보다 덜 위험하나, 이들 부위에 필러를 맞고 실명된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어디에 필러 시술을 하든 충분한 심사숙고를 거쳐야 한다는 뜻이다.

필러 주입 후 발생하는 실명의 대표적 전조증상으로는 ▲심한 통증 ▲시야 흐려짐 ▲눈 주변 마비 ▲피부색이 푸르거나 창백하게 변하는 것 등이 있다. 보통 수술 직후에서 7~10일에 이르는 기간 안에 증상이 나타난다. 한림대학교 강동성심병원 안과학교실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필러가 혈관을 막았을 때 감압술로 눈 압력을 급격히 감소시켜 혈류 회복을 시도할 수 있다. 혈관 확장제를 투여하거나 망막에 산소공급을 시도하는 것도 방법이다. 병원 규모와 설비의 한계로 이러한 처치가 어렵다면 ▲필러용해제 주입 ▲온찜질 ▲마사지 등의 응급조치를 취한 후 즉시 상급병원으로 이동해야 한다.

◇숙련된 전문의에게 시술받는 게 중요

실명 부작용을 피하기 위한 몇 가지 안전수칙은 다음과 같다. 우선 필러 주입 전에 주사기를 역류시켜, 주삿바늘 끝이 혈관 내에 있지 않음을 확인해야 한다. 최근엔 끝이 뭉뚝한 바늘인 ‘캐뉼라’로 필러를 주입한다. 주삿바늘이 혈관을 찌르고 들어가는 걸 막기 위해서다. 그러나 캐뉼라가 만능은 아니다. 혈관 벽이 약한 사람은 캐뉼라에도 혈관이 손상될 수 있다. 캐뉼라로 시술받은 환자가 한쪽 눈을 실명해, 시술을 집도한 의사가 손해배상청구 처분을 받은 판례도 있다.

필러를 한 부위에 과량 주입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시술 효과를 극대화하고 싶은 마음에 필요 이상으로 많은 양을 시술받으면 혈류 장애가 생길 가능성 역시 커진다. 한 번의 시술에 다량을 주입하는 것뿐 아니라, 여러 날에 걸쳐 동일 부위에 소량을 반복 주입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시술을 받은 당사자는 어지러움, 두통, 주사 부위 색 변화 등의 이상을 느낀 즉시 의사에게 보고해야 한다. 실명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으려면 즉각적 대응이 중요해서다. 또 당뇨나 동맥경화가 있는 사람들은 없는 사람에 비해 필러 색전증이 발생하기 쉽다. 시술에 앞서 의사에게 자신의 기저 질환을 귀띔할 필요가 있다.

기술적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은 부작용 예방에 필요하나, 이것만으로 부작용 예방을 100% 보장할 수는 없다. 시술의 성공에는 전문가의 재량이 결정적이기 때문이다. 결국, 숙련된 전문의에게 수술받는 것이 부작용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