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일명 뇌중풍)은 일단 한번 쓰러지면 생명을 건지더라도 정상으로 돌아오는 게 매우 힘들다. 질병의 특성상 반신마비나 언어장애 등의 신체장애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암에 이어 국내 사망원인 2위인 뇌졸중에 걸리지 않도록 늘 신경써야 하는 이유다.
뇌졸중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뇌에 혈액(산소, 영양분)을 공급하는 뇌혈관이 막혀서 생기는 병을 뇌경색이라 하고, 뇌혈관이 터져서 생기는 병을 뇌출혈이라 부른다. 혈관 노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45세 이후에 환자 발생이 증가한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비만 등이 주요 위험인자이며 최근에는 식습관의 변화와 운동부족에 의해 젊은 층의 뇌졸중 발생빈도가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평소 위험인자를 예방하고 잘 치료한다면 뇌졸중의 발생을 피할 수 있다. 또 운동과 올바른 식사습관으로 건강을 유지한다면 뇌졸중 발생을 낮출 수 있다.
대한뇌졸중학회에 따르면 나이를 먹으면 55세 이후부터 10살씩 증가할 때마다 뇌졸중 발생률이 2배씩 늘어난다. 여자보다 남자에게서 발생률이 25~30% 높다. 가족력이 있다면 최고 2배 이상 위험도가 높아진다. 고혈압 환자의 위험도는 정상인보다 50대는 4배, 60대는 3배, 70대는 2배에 달한다. 당뇨병 환자도 정상인의 2배,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1.5~2배 정도 높아진다. 가슴이 답답하거나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등 심장병이 있으면 최고 4배 이상 증가한다.
뚱뚱하거나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에서도 발생률이 크게 늘어난다. 코골이가 있다면 뇌혈관이 막힐 확률이 2배 높아지고, 추운 겨울에는 뇌혈관이 터질 확률이 30% 이상 증가한다. 매일 소주 1병 이상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3배의 뇌졸중 위험성을 감수해야 한다.
뇌졸중은 유발요인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발병을 예방하는데 최선이다. 발병 전에 미리 치료하는 것도 필요하다.
가톨릭대
성바오로병원 뇌졸중센터에서 안재근 교수가 뇌 초음파(TCD) 검사로 뇌혈류를 측정하고 있다.가톨릭대 성바오로병원 뇌졸중센터 윤원기 교수는 "고위험군에 속한다면 정기적으로 뇌졸중 검사를 시행하여 병변을 조기에 발견하고 뇌졸중이 발생하기 전에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이는 정기적인 위내시경 검사를 통하여 조기 위암과 궤양을 발견하여 위암으로 진행되는 것을 방지, 결국 위암의 발병률을 낮추는 것과 마찬가지의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주변에서 뇌졸중으로 환자가 쓰러지면 전문의가 상주하며 약물치료가 가능한 큰 병원 응급실로 신속히 옮겨야 한다. 아무리 늦어도 발병한 후 3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해야 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중풍·뇌질환센터 김국기 교수(신경외과)는 "신속한 환자이송은 뇌졸중으로 인한 신체 장애를 줄이는 데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면서 "본인이 뇌졸중 증상을 느낄 때도 집에서 안정하기보다 병원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응급상황에서는 1339구조대나 119구조대로 연락해 응급치료가 가능한 가까운 큰 병원 응급실로 간다. 환자를 옮기면서 병원 응급실에 환자의 상태 등을 미리 알려주는 것이 좋다. 평소에 집 주변의 큰 병원이나 지역별 응급의료센터를 알아둬야 허둥대는 것을 줄일 수 있다.
의식이 아주 없거나 상황이 긴박할 경우에는 일단 가까운 병원으로 옮겨 응급처치를 한 후 큰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좋다. 큰 병원으로 갈 때는 해당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움직인다. 가려고 하는 병원의 응급실이나 중환자실 사정을 미리 알아보지 않으면 병원을 전전하는 낭패를 당하기 쉽다.
<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