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이 보약(補藥)’이란 말이 있듯이 우리나라에서는 옛날부터 “약과 음식의 근본이 같다”고 해서 약식동원(藥食同源), 식즉약(食卽藥)이라고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약을 따로 먹을 필요 없이 평소에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면 그것이 곧 보약이라는 의미로 우리나라 음식이 웰빙 식단으로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사망 원인 1위인 암을 비롯한 여러 만성질환은 음식을 비롯한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예로부터 먹거리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들어 한층 더 잘 먹기 위한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대부분 좋은 식품으로 알려진 일부 식품만을 편중되게 섭취함으로써 오히려 영양적인 불균형을 초래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 발간되어 관심을 모으고 있는 ‘항암식탁 프로젝트’라는 책을 통해 그동안 우리가 항암식품으로 알고 즐겨 먹었던 음식에 대한 오해와 진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더 건강한 식탁으로 상차림 할 수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잡곡밥은 꼭 먹어야 한다?
잡곡에 함유된 섬유소가 암을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는 없더라도 심장병과 당뇨병 등 심혈관계질환 위험을 떨어뜨린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으므로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쌀밥의 암 위험도 상승 가능성을 고려하여 소화흡수가 가능한 경우라면 백미보다 잡곡밥을 주식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된장은 많이 먹을수록 좋다?
발효 된장은 암 예방 효과가 있어 권장되지만 과다 섭취할 경우 염분과 질삼염 등이 많이 들어 있어 위암 위험이 높아지므로 하루 81g(된장 4큰술)이하로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특히 된장찌개 조리 시 다양한 종류의 채소를 첨가하여 조리할 것을 권장합니다.
☞ 식물성 단백질인 두부는 암을 예방한다?
콩을 원료로 한 두부에 함유된 생리 활성 물질인 이소플라본, 피트산, 사포닌 등은 대표적인 항암성분으로 하루 30mg 이상의 이소플라본 섭취는 암 예방효과가 있으므로 순두부찌개와 두부조림으로 섭취하는 두부의 양이 주당 4~5회 이상이 되도록 합니다. 단, 조리 시 지나친 염분의 사용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 오메가-3 지방산을 함유한 생선은 좋은 항암식품이다?
생선이 대장암의 발생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보이지만 기타 암과 관련된 연구 결과는 충분하지 못합니다. 어유(fish oil)는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으나 아직 역학적 증거는 불충분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암 예방을 위해 생선의 섭취를 적극 권장할 근거는 없습니다. 또한 직화(直火)가열된 생선은 표면의 발암물질 생성으로 인하여 위암, 대장암의 위험이 높아지고 생선을 염장할 경우 발암물질인 N-니트로사민의 생성량이 증가하여 후두암 발생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여 집니다. 따라서 생선을 조리할 경우 직접 불에 구워 먹는 것은 피하고 염장 생선의 섭취는 되도록 삼갑니다.
☞ 전통발효 식품인 김치는 많이 먹을수록 좋다?
김치는 십자화과 채소와 양념 등의 재료가 어우러져 숙성을 통해 발효산물, 유산균 등이 생성되므로 재료와 제조 방법 등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기대됩니다. 그러나 염도가 높은 김치의 과다한 섭취는 오히려 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따라서 김치는 가능한 싱겁게 담그고 다른 식품과 균형을 이루어 과잉섭취를 막는 것이 필요합니다.
☞ 마늘은 최고의 항암식품이다?
암의 발생과 관련된 실험 연구의 결과를 살펴볼 때 마늘의 주된 성분인 알리신은 암의 발생을 억제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엑기스 형태의 보충제보다는 식사에 함께 섭취하는 것이 암 예방에 더 도움이 됩니다. 마늘을 익히면 알리신도 파괴되어 효과가 저하되므로 생마늘을 그대로 섭취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크지만 냄새가 강하고 위장에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마늘을 다져서 요리하거나 마늘 초절이로 먹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 토마토는 최고의 항암 과일이다?
생토마토와 토마토 가공식품 모두 암 예방을 위해 권장됩니다. 그러나 가공형태에 따라 효과 달라지므로 생리 활성 물질을 가장 잘 흡수할 수 있는 신선한 식품 형태로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요구르트는 암을 예방할 수 있다?
생리 활성 물질인 유산균과 칼슘의 보고인 요구르트의 섭취는 암 예방 가능성은 있지만 연구결과에 의한 역학적 증거는 불충분합니다. 따라서 장의 건강을 위해 섭취하는 것은 좋지만 과량 섭취하였을 경우 열량과 총 지방의 섭취량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저지방 요구르트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지나침은 모자람과 같은 수 있듯이 특정 식품만을 고집하는 것보다 다양한 식품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음식의 형태로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또 이런 음식을 골고루 이용하여 만든 건강한 식탁을 통해 균형된 식생활을 이루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제 우리는 ‘어떤 음식을 먹느냐’ 보다 ‘어떻게 먹느냐’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 입니다. |